9. 엄마


영우 : 하... 진짜 이거야 원... 왜 이리도 두근거리는 거야... 이러다 사고 내겠다....

( 계속 두근거리는 영우의 심장은 진정될 기미는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마냥 그 기분이 싫지 만은 않은 영우였다. )

영우 : 뭐... 이런 느낌도 오랜만이라 그런가... 나쁘진 않네.... 하.. 그래도 계속 이렇게 두근거리면 곤란하지... 집에가서 욕조에 몸 푹 담그고 있으면 좀 괜찮아 지려나...

( 혼잣말을 계속 하던 중, 집에 도착했고, 차고에 주차 한 후 영우가 엄마의 차를 발견하자 화색이 돌았다. )

영우 : 엇, 저건 두 번째 엄마차! 엄마 일 끝났구나!

( 두근거리는 마음에 안절부절 못 하던 영우는 엄마의 귀가에 두근거림은 싹 다 치워버리고 즐거움 만을 남긴채로 현관문 도어락 비번을 누르고선 들어갔다 )

영우 : 엄마~!

시연 : 아들, 왔어?

영우 : 응, 엄마 많이 바빴었어?

시연 : 그렇게 바쁘지는 않았어, 아들은? 밥은 먹었구?

영우 : 아직 안 먹었어. 엄마는 밥 먹고 온 거야?

시연 : 어머, 얘는... 밖에서 먹으면 살 쪄서 엄만 어딜가든 직접 해 먹잖아. 뭘 먹고 오겠어. 금방 밥 차려줄테니까 오랜만에 엄마랑 오순도순 밥 먹자,옷 갈아입고 와.

영우 : 알겠어,금방 와서 도와줄게.

시연 : 어유~ 엄마보다 연약한 아들 도움은 필요 없네요~ 한 손 으로 후라이팬도 못 드는 애가 도우긴 뭘 도와? 밥 잘먹고 안 그래도 아픈 몸, 더 안 아파 지는게 엄마 도와주는 거야. 알겠어?

영우 : 으윽....

시연 : 대답은?

영우 : 네....

시연 : 방문앞에 선물 사다놨으니까 마음에 안 들면 말 하고.

영우 : 선물? 아싸~!

( 선물이라는 말에 곧장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뛰어가는 영우가 그저 귀엽기만 한 시연이였다. )

시연 : 우리 아들은 언제쯤 어린애 티를 벗으려나... 영원히 안 벗었으면 좋겠네...

( 영우는 급한 마음에 쿵쾅대며 계단을 올라가고 곧장 자신의 방문 앞을 쳐다보고선 자그마한 상자를 발견하고 뛰어가 상자를 들었다. )

영우 : 이번엔 뭘까? 저번엔 향수였고, 그 전에는 카페였지... 지금은 겉으로만 사장이지만.

뭐.... 가끔씩은 가니까 별 상관없지.
보너스도 주고 월급도 꼬박꼬박 최저시급보다 더 많이 주니까.

( 선물을 기대하며 상자를 열어본 영우는 엄청나게 당황했다. )

영우 : 에엑? 이, 이... 이게 뭐야? 반지? 근데 왜 똑같은 걸로 2개가...? 엄마랑 같이 끼자는 건가? 아닌데...엄마는 반지 안 끼는데...?

뭐지... 뭐야...? 사파이어가 박혀있는 심플한 실버링이 두개.... 뭔 의미지....?
사파이어나 실버링에 내가 모르는 뜻 같은게 있는 건가?

영우 : 일단.... 일단 옷 부터 갈아입고... 생각해 봐야지....

( 영우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 상자를 침대위에 던져두고선 안대와 마스크, 모자를 벗고선 옷장을 열고 대충 편해보이는 옷을 고른 후 또 침대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후 옷장 문을 닫았다. )

영우 : 역시 트레이닝 복이 제일 편하지.
아우, 진짜... 매번 나갈때마다 옷 입는 것 도, 벗는 것 도 힘들어 죽겠네... 안 그래도 오늘은 학교에서도 벗었다가 다시 입어서 힘 빠져...

( 상의를 벗다가 양호실에서의 일을 떠올린 영우는 순간 빛이 생각이 나서 목을 문질거렸다. )

영우 : 키스마크.... 아니, 이게 아닌데..... 아직도 남아 있으려나...

진짜 나 오늘따라 왜 이러는 거야...

( 영우는 전신거울 앞으로 가서 자신의 목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며칠은 갈 것 같아 보여 한숨을 쉬었다. )

영우 : 하... 진짜... 한 빛 완전 짜증나아... 맘대로 사람 막 휘두르고 키스하고 뽀뽀하고... 이렇게 자국도 남겨놓고... 그래놓고선 어린애 같이 굴고... (중얼)

( 목을 계속 문질거리고 중얼거리며 빛을 떠올리다가 침대위에 던져놓은 옷으로 갈아 입었다.
마스크로 시선을 옮겨 피가 묻다 못해, 아주 피로 절여져버린 마스크를 휴지통에 던지다시피 버렸다. )

영우 : ....이제... 내려가서 엄마 도와줘야지.

도와주면서 살짝 왜 반지 2개냐고 물어봐야 겠다.. 엄마는 항상 예상 밖의 대답만 하시니까....

시연 : 아들, 왜 이렇게 옷 갈아입는게 늦어? 아들 옷 갈아입을 동안 엄마는 밥 다 차려놨으니까 어서 앉아. 밥 먹자.

영우 : 도와주려고 했는데...

시연 : 이미 엄마가 수저까지 다 놓아뒀으니까
어서 먹기나 해.
며칠 못 본 새에 이렇게 말라선...

영우 : 엄마...

시연 : 응? 왜 그래?

영우 : 엄마 지금 1년 반 만에 집에 온 거야....

어떻게 1년 반이 며칠이 될 수 있는 걸까...
그리고 나 살 찐건데.... 3kg나 쪘는데....

시연 : 벌써 그렇게나 지났었나? 하하하! 미안해 아들, 엄마가 늙으니까 더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네~

영우 : 뭐래... 엄마 아직 젊어.. 이제 49살이면서...

결혼도 빨리하고 나도 빨리 낳았으면서.... 22살 차이 밖에 안나는데... 늙긴 뭘 늙어...

시연 : 아들, 아들이 뭘 몰라서 그래. 원래 나이 뒷 자리 수 가 9면 더 늙은 것 같고 그런거야.

영우 : 항상 들어도 난 이해 안되는걸.

시연 : 너도 엄마 나이 되 보면 다~ 알아.

영우 : 엄마 , 20대의 얼굴로 그런 말 하면 아무도 안 믿어줘...

시연 : 어머, 얘는~ 못 본 사이에 헛 소리가 늘었어~ 엄마가 어딜 봐서 20대 얼굴이야?

영우 : 난 아직도 기억해.... 재작년에 엄마랑 영화 보러 갔을때 사람들이 남매냐고 했던거...

그때 내가 얼마나 충격 먹었는지 엄마는 모르겠지...

시연 : 어머... 그랬던가... 호호... 바...밥 식겠다!
어서 먹어.

영우 : 응... 잘 먹겠습니다..

흥... 말 돌리기는....

시연 : 입맛엔 맞고?

영우 : 응... 맛있네.

역시 엄마는 요리 잘해....

( 배시시 웃고선 맛있게 먹는 영우를 바라보다가 영우가 고기반찬을 집어먹는 것을 보고서야 시연은 밥을 먹기 시작했다. )

영우 : 나 진짜 엄마 없을 때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...

시연 : 다행이네~ 아들 미치기 전에 와서~
많이 먹어. 다시 일 하러 가기 전 까지는 엄마가 반찬 많이 해 놓을 테니까.

영우 : 그래도 한 번 가면 기본으로 1년은 못 보잖아... 반찬이 1년 넘게 남아있지도 않을 테구...

1년치 반찬 넣어둘 정도로 냉장고가 텅텅 비어있는 것 도 아니고 말이지.

시연 : 그래도 네가 1년 365일 삼시세끼 집밥만 먹고 살지는 않잖아.

영우 : 그래도...

시연 : 하는 것 만 보면 분명 아직 초등학생 같은데 겉은 다 큰 걸 보면 몸만 자란건가~

영우 : 치... 아, 그러고 보니까 엄마.
선물 말이야...

시연 : 맘에 안들어? 새로 사 줄까?

영우 : 그게 아니라 마음엔 드는데...

시연 : 그런데 왜?

영우 : 왜 반지가 2개인거야?

시연 : 난 또. 너도 연애는 할 거 아냐.
그때 네 애인한테 끼워주면 되지.

영우 : 사이즈 안 맞으면 어떻게 하려구?

시연 : 어머... 그건 생각을 안 해 봤네.
그럼 사이즈가 맞을 것 같으면 주고 안 맞을 것 같다 싶으면 안 주면 되겠다.

영우 : 에이... 그게 뭐야아....

시연 : 어쩔 수 없잖아~ 사이즈 안 맞는 거 주면 상대방이 실망할지도 모르고.

( 한참 말하던 도중 갑자기 시연에게 전화가 왔다. )

< ♪♬..♪♪♬♩♬ .. 달칵. >

시연 : 아들 미안. 엄마 전화 좀 받고 올게.

영우 : 응... 알겠어.

왠지 불안한데... 뭔 일 생긴 건 아니겠지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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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화 신고 2018-12-01 22:53 | 조회 : 2,056 목록
작가의 말
platypus

요즘 날씨 너무 추워서 얼어 죽을 것 같아요... 혹시라도 길에서 냉동 오징어가 발견 된다면 그거 저예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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