민예와 통화를 마치고 다시 바르게 누워 이불을 덮었다.
그래도 하루 쉬니 몸 상태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, 내일은 학교에 갈 수 있을 듯 하다.
오늘 못 들은 수업 내용은 내일 현이 자세히 알려준다고 하니 다행이다.
고마운데 커피라도 사줘야 하나…….
‘그리고 병문안도…….’
가야 할까? 정말 괜찮은 건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지만, 또 다시 얼굴을 마주한다면 더는 버티기 힘들 것 같다.
이제 겨우 옆에 민운이 없는 게 익숙해진 참인데.
사실 이렇게 온종일 침대에 누워 있자니 옛 생각이 난다.
같이 살았을 때 내가 아파서 앓고 있으면 민운은 내 간호를 해주느라 옆에서 떠나질 않았다.
괜찮으니 가라고 해도 본인 방에 가서 쉬라고 해도, 말도 참 안 들었다.
그러다가 결국엔 감기가 옮아서 괜히 고생하곤 했다.
“…….”
……보고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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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? 연락이 와?”
거의 50일만에 먼저 연락을 해왔는데 그걸 받지 못하다니, 민운은 핸드폰을 붙잡고 최근 통화기록에 남아 있는 연우의 이름을 보며 망연자실 했다.
“네 형이 대신 받았어.”
“그걸 왜 대신 받아! 날 깨워야지!”
강 비서는 먼저 표정으로 욕을 하고 입으로 다시 욕했다.
“미쳤나 봐……. 어떻게 깨워?”
민운은 그러든 말든 연우의 연락처를 누르고, 전화를 할 까 말까 고민 했다.
“……지금 다시 걸어볼까?”
“받겠냐?”
“왜? 아직 9시밖에 안됐잖아.”
“그땐 연우도 정신 없었을 거고……지금은 다시…….”
“…….”
강 비서는 아마 연우가 깨어 있어서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하더라도 민운이 괜찮은 걸 알았으니, 다시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.
하지만 그는 말을 얼버무렸다.
“뭐……그렇다고. 그리고 연우도 몸살이니 지금 자고 있지 않을까?”
“……아, 연우도? 연우 몸살 걸리면 오래 가는데…….”
“야, 네 걱정이나 해.”
“나 아픈 곳 없는데?”
경이로울 정도였다.
한 숨 자고 일어난 걸로 이렇게 팔팔해 지다니, 오전에 피로와 몸살에 픽 쓰러진 애가 맞는 지 의심스러웠다.
하지만 그가 괜찮다고 해도 아직 완전히 나았다고는 확신할 수 없었다.
“그래도 최소 사흘은 퇴원 못해.”
“에이, 그냥 내일 퇴원 할래.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…….”
“안돼.”
강 비서가 단호하게 말하자, 민운은 중얼거렸다.
“내일 미팅도 있는데…….”
“취소했어.”
“뭐?!”
강 비서는 웃음을 꾹 참으며 말했다.
민운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뻐끔거리는 모습이 꽤 볼 만했다.
민운이 어렵게 잡은 미팅이 취소되어 한동안 일이 편해질 생각하니, 기분이 몹시 좋았다.
디자인팀에도 이 소식을 전하니 다들 기뻐서 자지러지더라.
“거기서 기사 보고 먼저 연락 왔어. 네 안부 묻길래 그냥 취소했지.”
“으악! 그걸 왜 취소해!”
“일 안 하면 죽냐?!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