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19. 현타

“…….”

깜빡 잠이 들었다.

눈을 떠보니 아직 주위가 조금 어두운 걸로 보아 새벽인 것 같았다.

감기가 아직 다 낫지 않았는지 머리가 아프고 또 술에 취한 듯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. 또 온 몸에서 열이 나 더운데 이마와 등에선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.

그리고 갑자기 내 이마에 누군가가 손을 얹었다. 조금 차가웠다.

“……연우야, 몸은 괜찮아?”

민운이었다.

밤새 날 간호해줬구나…….

“응…….”

민운은 내 이마를 짚어보고, 뺨에도 손등을 대 보았다.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었다.

“약은 먹었어? 열이 내릴 생각을 안 하네.”

“응, 먹었어.”

내가 열이 많이 나긴 나나 보다.

한번도 차가운 적이 없던 민운의 손이 차갑게 느껴지다니……그래도 왠지 시원해서 기분이 좋다.

“얼른 나았으면 좋겠다.”

“그만 가……. 옮을라.”

아직도 정장 차림인 걸 보니 회사 다녀와서 줄곧 여기에 있었나 보다.

일하고 와서 피곤할 텐데 나때문에 잠도 못 자고……또 나한테서 감기까지 옮을까 봐 걱정이다.

“나 다시 잘 테니까 너도 들어가서 눈 좀 붙여…….”

“…….”

내 말을 못 들은 건지 민운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. 아련한 눈빛으로 날 보면서,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.

그리고 이마를 다시 한번 짚어보며 내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겨주더니, 내게 키스를 해줬다.

“읏-?”

무슨 생각도 하기 전에 입 안에 혀가 들어왔다.

아, 안되는데. 감기 옮을 텐데…….

키스하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얼른 밀어내야 해.

“…….”

“하지마……너 옮으면 어떡해.”

“그러라고 한 거야.”

“앗-”

민운은 말이 끝나자 마자 또 내게 키스를 했다.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.

“그런 말 있잖아. 감기 다른 사람한테 옮기면……다 낫는다고.”

“그런 게 어디 있어…….”

“내가 대신 아플 테니까.”

“후응…….”

아, 감기 옮으면 안되는데……근데 너무 좋아…….

평소에 시도 때도 없이 키스 했으면서 왜 이렇게 오랜만에 하는 기분이지?

“넌 아프지마.”

매일 듣는 다정한 목소리도 너무 오랜 만인 것 같아서

“……그래서…….”

“응……?”

눈물 날 것 같아.

“언제쯤 다시 내 곁으로 올 거야?”

“……!!”

깜빡 잠이 들었다.

눈을 떠보니 아직 주위가 조금 어두운 걸로 보아 새벽인 것 같았다.

감기가 아직 다 낫지 않았는지 머리가 아프고 또 술에 취한 듯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. 또 온 몸에서 열이 나 더운데 이마와 등에선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.

그리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.

‘헐…….’

나 방금 무슨 꿈을 꾼 거야……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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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화 신고 2018-05-15 23:57 | 조회 : 1,666 목록
작가의 말
로렐라이

연우가 깬 시각은 새벽 4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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